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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소중한 추억

category 가족과 함께 2020. 12. 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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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는지...

 

 

하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아침.

나와 동생들은 아침 일찍부터 다들 들떠있다.

 

일어나자마자 그 추운 날 아무것도 먹지 않고 

각자 외투를 걸쳐 입고 모두 마당으로 나간다.

 

마당에 있는 키 작은 나무를 예쁘게 꾸며줘야 하니까.

 

작년에 사용한 온갖 잡다한 장식품들이 다 쏟아져 나온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며 보겠다고 난리인 거지.

 

사실 우리 집은 크리스마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어린 마음에 이쁜 트리를 꾸며보고 싶었던 거지.

 

내가 요렇게 해놓으면 동생 하나가 그건 어울리지 않는다며 싹 빼서 다른 곳으로,

난 또다시 제자리로,

 

"야, 쫌~!!"

 

아웅다웅할 때쯤이면 아빠가 나오셔서 함께 꾸며 주신다.

 

어두워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다 드디어 전구에 불이 켜지는 순간!

우리들 입에선 저절로 "와아아~" 하는 괴성이^^

 

 

트리 장식으로 한바탕 하고 난 후엔 눈사람 만들기에 들어가야지.

 

마당에 새하얗게 쌓인 눈을 굴리고 굴려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 놓곤

트리처럼 얘도 정성 들여 멋있게 꾸며준다.

 

우린 손을 호호 불며 떨고 있는데 눈사람은 빙긋 웃고 있다.

그럴 만도.

우리 장갑이랑 목도리를 죄다 뺏어갔으니 뭐^^

 

그때 엄마가,

"야들아, 배 안 고프나? 뭐라도 무면서 놀아라"

 

'후루룩 후루룩'

우리가 꼼짝 않고 있으니 엄마가 라면을 끓여서 마당까지 갖고 나오시고ㅎ

 

눈사람과 함께 라면 먹는 그 기분이란, 으샤 으샤!

 

내가 젓가락으로 라면을 집어 들고 눈사람 입에 갖다 댄 모습을 동생이 찍었는데

그 사진은 어디로 갔을까?

 

아직도 그 모습은 선명하게 저장되어 있는데.

내 맘 속에...

 

 

추워도 너무 재밌고 너무 신나.

실컷 뒹굴다 집안으로 들어가면 어느덧 어두컴컴한 저녁이 되어 있네.

 

창 너머 서있는 눈사람과 나름 멋지게 꾸민 이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행복해하던 우리들.

 

우리 가족들 마음까지 반짝이게 해 준 그 추억들이 떠오른다.

 

가슴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는 그 시간들.

단 하루만이라도 그 시간 속으로 돌아가 볼 수 있다면...

 

 

아니야,

추억은 원래 마음속에 아름답게 간직하는 거야.

 

지금 나의 옆엔 또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이 있잖아.

 

그래,

이 시간을 소중하게 가꿔 나가면서 또 다른 추억거리를 쌓아가야지.

 

물론 이맘때쯤이면 나도 모르게 추억 속에 퐁당 빠져있는 나를 또 마주치게 되겠지만.

그 순간은 그 순간대로 또 마음이 행복하면 되는 거니까. 

 


 

크리스마스 트리는 준비 못했지만 대신 빵을 구워봤는데 좀 탔네.

내일 아침 식사대용으로 먹으려고 하는데 뭐 먹을 만하겠지.

 

우선 맛만 조금 볼까?

 

(흠~괜찮아^^)

내일은 크리스마스.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요즘이지만 가족과 함께 차분하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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