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완치자들이 겪는 후유증이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힘든 치료를 견뎌내고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각종 신체·정신적 증상에 시달린다는 사례 및 연구 보고가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에선 ‘포스트 코로나19 신드롬(Post COVID-19 Syndrome)’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57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20대 남성은>
얼마 전 자신의 유튜브 방송과 지상파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퇴원 후 탈모를 겪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부산47번 확진자인 부산대 P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투병기에서 “완치 후 6개월이 넘도록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알려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가 경험한 후유증은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 속쓰림을 동반한 위장 통증, 보랏빛으로 변하는 피부나 건조증, 가슴통증, 만성피로까지 5가지입니다.
<최근 경남지역 코로나 퇴원 환자 91명을 전화 설문한 내용을 보면>
조사결과 10명 가운데 4명이 피로감, 후각·미각장애, 가슴통증 등 신체 후유증을 겪었다고 답했고, 10명 중 6명은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불안감, 불면증 같은 정신·심리적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대부분 약을 끊은 지 몇 달이 지났음을 감안할 때 치료제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코로나 후유증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입니다.
<이탈리아 의료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완치 판정 후 대부분 한 가지 이상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완치자들은 만성피로, 호흡곤란, 관절통증, 가슴통증 등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도 후유증을 겪었다는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무증상 및 경증 상태로 회복된 274명을 조사한 결과 35%가 피로 기침 미열 등을 경험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한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기에만 감염되는 독감과 달리 코로나는 호흡기뿐 아니라 위·장관, 심혈관계, 피부, 신장, 신경계통 등의 세포를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걸로 밝혀지고 있다”면서 “주요 장기에 손상을 주는 만큼 회복 후 몸 전반에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휴지기 탈모 가능성
탈모 경험과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직접 영향 보다는 ‘휴지기 탈모’일 가능성을 높게 본다.
휴지기는 머리카락이 나는 모낭의 활동성이 정지된 상태를 말한다.
한 피부과 교수는 “코로나뿐 아니라 중병이나 고열질환을 앓고 나면 식사도 못하고 영양공급이 잘 안 이뤄져 2~3개월 후 탈모가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머리카락은 정상인도 하루 평균 70~80개(최대 100개)가 빠지는데, 휴지기 탈모는 하루 200~300개씩 탈락한다.
“다만 휴지기 탈모의 경우 영양공급 등으로 컨디션을 찾으면 대부분 회복된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심각한 폐 후유증 드물어
코로나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감염의 흔한 후유증은 폐 손상이다.
폐는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어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완치자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2명의 흉부CT를 찍어보니 섬유화가 부분 진행돼 폐포 일부가 망가져 있었다”면서 “하지만 심각한 폐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는 1% 미만일 것”이라고 했다.
젊은 완치자도 심근염 등 심장질환
미국에서 20대 환자 중 회복 후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을 앓는 사례들이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크고 작은 혈전, 뇌졸중·폐색전증 위험
코로나가 환자의 거의 전체 신체 조직에 있는 크고 작은 혈관을 혈전(피떡)으로 막아버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혈전이 생기면 그 부분의 혈관을 좁히거나 막아 피흐름을 가로막거나 멈추게 한다.
신경학적 증상, 정신질환
부산47번 확진자가 겪었다는 ‘브레인 포그(brain fog)’는 정식 의학용어는 아니다.
신경학 교과서에 나와있지 않다.
한 신경정신과 교수는 “또한 그런 증상이 코로나가 뇌에 작용해서 생긴 것인지, 감염에 따른 충격이나 트라우마로 인한 심리적 결과인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신경과 전문의는 “코로나가 신경세포에 감염을 일으키면 뇌가 멍한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뇌염 사례도 흔히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는 또 후각·미각세포에도 영향을 준다.
후각·미각은 회복 후 조만간 돌아오지만 수개월간 맛을 못 느끼거나 냄새를 못맡을 수 있다.
코로나 중증 환자의 경우 섬망(망상증)을 겪을 수 있으며 퇴원 후 9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지속됐다는 해외 사례 보고가 있다.
이 증상을 호소하는 회복 환자들은 단기 기억력과 언어·인지 능력이 떨어졌다.
이밖에 코로나 회복 후 불안감과 불면증,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질환도 흔히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일각에서는 만성피로나 두통 등 일부 후유증은 바이러스감염병 뿐 아니라 일반 질환을 크게 앓고 나도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의견도 낸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의대 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달간 꼬박 병상에 누워 있으면 생길 수 있는 증상들이다. 후유증 중에는 주관성이 들어가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완치 후 생긴 피부 변화 등은 스테로이드제제 등 치료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일 수 있다.
정 교수는 “코로나가 다른 감염병 보다 특별히 큰 후유증을 남기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코로나에 걸리면 이런 후유증들을 겪을 수 있으니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같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학전문기자,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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