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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얄팍할수록 자신감은 더 커진다 / 박진영

category 공감 2021. 6. 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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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아는 사람이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 더 무섭다.

잘 모르는 걸 잘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보다, 잘 모르는 걸 잘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적을수록 자신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

 

 

「더닝-크루거 효과」

 

이 현상을 발견한 연구자들의 이름을 따 더닝-크루거 효과」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이 얄팍할수록 왠지 내가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경향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피상적으로 겉핥기를 할 때는 어떤 문제든 간단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이 공부하고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많은 이슈들이 있고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며 섣부른 확신이 줄게 된다.

나 역시 심리학과 학부생일 때 내가 심리학을 많이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제일 높았고, 대학원에 가면서부터 사실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깨닫고 자신감이 급 낮아졌던 기억이 있다.

 

심리학뿐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모든 공부의 시작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정답을 많이 맞힌 사람이 자신의 지식수준을 낮게 평가

한 연구에서, 어떤 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퀴즈를 풀게 했다.

그리고 본인들이 평소 생각하는 자신의 지식수준에 대해 물어봤다.

 

그랬더니 퀴즈에서 낮은 성적을 기록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그 분야를 잘 알고 있다고 과신하는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답을 많이 맞힌 사람들은 되려 실제 수준보다 자신의 지식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현상이 자신의 평소 '그 분야에 관한 성향’을 떠올려보게 했을 때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향이 무엇인지 떠올리게 했을 때 사람들은 더 자신의 지식수준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신과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깎아내리는 반면 자신이 속한 그룹을 좋게 생각하고 싶어 하는 ‘내집단 편향’ 때문에 나와 우리 그룹 사람들이 더 많은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적은 정보로도 쉽게 확신하고 단정 짓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극단적인 입장을 보인다

또한 자신의 지식수준이나 내집단의 지식수준을 과대평가한 정도가 가장 심했던 사람들은 퀴즈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답을 하나도 못 맞힌 것은 아니고 ‘아주 조금’ 정답을 맞혔던 사람들이었다.

 

아예 관심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보다 ‘조금’ 아는 사람들이 자신의 지적 수준을 크게 과신했다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 대한 책을 한 권 읽고 나서 자신은 그 분야를 통달했다며 마치 전문가인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하던 사람을 보고 신기하다고 느꼈던 적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조금 아는 것’이 어쩌면 더 해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정도면 많이 알고 있다고 느낄 때가 어쩌면 제일 ‘조금’만 알고 있을 때인 것은 아닐까?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동아사이언스>


 

정말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저만이 아니라 모든 분들이 주위에서 많이 접해 보셨을 듯하네요.

사람들과의 만남 중, 자신의 전문 분야가 나오더라도 아는 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얘기만 듣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에 반해 다른 한쪽에서는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그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분간 못 한 채 떠들고 있는...

그런 상황들 자주 경험해보셨을 테지요.

글 쓰신 분의 말씀처럼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것도 싣지 않은 빈 수레를 끌고 갈 때 어떤가요?

되도록이면 요란한 빈 수레는 되지 않았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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