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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일이 없는 때가 있는 반면 일이 한꺼번에 몰아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스트레스에 짓눌리는 경험을 하곤 한다.

 

스트레스를 견디는데 우선해야 할 일 목록도 스트레스도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해야 할 일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회복력이 좋은 사람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슬프지만 은퇴를 하거나 어느 날 벼락부자가 되어 업무가 없어진다고 해도 해야 할 일 목록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이 없어지고 나면 집안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잔뜩 생긴다.

 

업무가 없어지고 나면 심지어 즐겁게 해야 할 취미활동이나 운동도 어느새 해야 할 일의 일부가 되어 오늘 해야 할 취미활동을 충분히 못해 분하다며 스트레스받는 일이 가능하다고 한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 때 백수로 지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사람이란 무리 속에서 자신의 필요를 찾는 동물이기 때문에 일이 없는 것도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일이 없는 경우 자신이 과연 사회에서 쓸모 있는 존재인지 괴로워하며 존재론적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할 일이 많아 괴로운 것도 견디기 힘들지만 할 일이 없어 일을 찾아 나서는,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려 애쓰는 괴로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할 일을 찾고 나면 일이 많다는 괴로움에 시달리게 되므로 일이 없으나 있으나 인생은 계속해서 고통이지만 말이다.

일은 있으나 없으나 괴로움을 안겨주며 해야 할 일이란 죽을 때까지 없어지지 않을 거란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단 거다.

 

일정 부분 '포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더 현명한 삶의 방식이다.

 

해야 할 일 리스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은 행위이기 때문에 물이 완전히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완전히 채우겠다는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건 잘못된 목표 설정으로 실패를 늘리는, 쓸데없는 고통을 늘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꼭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그러고 나서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의 50~70% 정도를 해냈다면 성공이라고 받아들이고 기뻐하도록 하자.

 

이렇게 목표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설정해야 만족이란 걸 느끼는 게 가능하다.

그렇지 않음 영원히 불만족 속에서 살아갈지 모른다.

 

잔뜩 쌓여있는 할 일 목록을 보고 이를 다 처리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히지만 '여기서 반 정도만 처리해도 성공했다'라고 생각하고 나면 짓눌리는 느낌이 훨씬 덜할 것이다.

 

물론 살아남기 위해 70% 이상을 처리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날들이 더 많음을 상기하자.

일의 가짓수를 못 줄인다면 '질'을 조정하는 건 가능하다.

 

꼭 필요한 몇 가지를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조금 대충 하는 방식으로 타협할 수 있다.

성취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일단 사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타협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만약 이런 인간적인 목표 조정이 불가능한 환경에 있다면 만족감, 성취감, 행복을 느끼는 것이 불가능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므로 빠져나올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에 보탬이 될 것이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동아사이언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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