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은 우리의 심장이 어디에서 뛰는지 우리가 어떤 가치를 품고 사는지 일러준다
자녀는 부모를 실망시키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부모와의 관계는 물론 자기 자신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도 건강하게 정립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왜 부모를 실망시켜야 할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부모에게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인 인격체로서 자신에게 어울리며,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부모는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자녀의 인생에 디딤돌이 아닌 걸림돌로 작용할 때가 많다.
자녀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기대와 주장은 부모 자신이 늘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요구와 갈망, 필요와 두려움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평화를 발견하는 사람만이 내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자유롭다는 것은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있어 부모에게 종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로부터 독립적인 존재가 되면 부모의 생각에 구애받지 않으며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스스로 행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최상의 경우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고유한 인생을 사는 것은 언제나 경계를 긋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더욱 잘 어울리는 인생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부모를 포함하여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삶이란, 사실 나 자신에겐 괜찮지 않은 삶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향한 애정과 사랑을 거두어들일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 관계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우리는 상대방을 실망시킬 위험을 감수하기를 주저한다.
특히 끈끈한 유대 관계로 맺어진 부모와의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특히 자신의 부모를 건설적으로 실망시킬 수 있는 능력은 장인의 기예로 표현하며 ‘부모를 실망시키는 기술’을 익히고 어떻게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말해주고 있다.
◈부모를 ‘잘’ 실망시키는 기술을 찾아 내용 속으로◈
「부모를 실망시키고 자유로 가는 길」
부모와 화해하는 것은 실제로 부모와 무난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로 의존적인 관계라 자녀는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자신의 주체성은 매우 제한된 정도만 영향력을 미친다.
주체적 삶을 살지 못하면 부모와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연결되고, 스스로 결정하는 삶을 살아가기 힘들게 하는 내적 역동성이 생기는 것이다.
별 탈 없이 부모와 무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해서 이러한 역동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p.18]
「자기 자신 알아가기」
실망과 대결하는 과정을 통해 점점 더 나의 한계를 잘 받아들이게 되면 그것이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들을 대면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상대할 때, 훨씬 더 많은 공감을 하면서 다정다감해지고 너그러워진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 평가하기를 멈추었을 때,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 역시 그만둘 수 있다. [p.41]
「진정한 갈망으로 가는 길」
갈망과 필요는 인간존재의 결핍성과 의존성을 보여주며 우리를 상처받게 한다.
그러나 갈망을 의식하며 감지하는 만큼, 우리는 자신의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는 내면의 모범을 인식할 수 있다. [p.46]
「실망은 진정한 나를 알게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실망은 우리에게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는데, 실망을 통해 우리의 심장이 진실로 어디에서 뛰는지, 우리가 정말로 어떤 가치를 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p.74]
「실망은 진정한 나를 알게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조화롭고 고유한 삶으로 향하는 길을 가는 데 있어 실망은 우리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나를 착각하고 있으면서 고유하고 진정성 있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p.75~76]
「씩씩하게 상처받을 수 있는 힘」
자기 안의 내밀한 실재와 화해하면 다른 사람과도 화해할 수 있다.
최상의 경우라면 여기에서 진실한 화해에 기초한 새로운 관계가 싹튼다.
나는 더 이상 어떤 상황이나 사람으로 인해 내 인생 안에 나도 미처 깨닫지 못한 부정적 기분이 생겨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p.80]
「씩씩하게 상처받을 수 있는 힘」
“화해한 마음으로 싸운다.” 정말 그렇다.
인생에 있어 싸울 줄 아는 것은 중요하다.
달리 말하자면, 갈등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압박과 화와 분노, 또는 내 안의 폭력성을 주체하지 못해서, 갈등을 통해 이러한 부정적 에너지를 표출하고 후련해지고 싶어서 갈등 상황에 발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
갈등에 뛰어드는 것은 사실에 근거해볼 때 이러한 갈등을 감수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갈등을 화해한 마음으로 견지해간다. [p.91]
「사과는 나무에서 먼 곳에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자신이 자녀들의 좋은 친구라고 자부심에 차서 말하는 부모들을 종종 보았지만, 부모가 좋은 친구 역할을 하는 것을 편안해하는 자녀들은 본 적이 없다.
이러한 역할 부여는 사실 자녀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심지어 자녀를 통제하고 관계의 안정성을 지키기를 원하는 부모의 필요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자녀와 부모 사이의 관계가 좋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좋은 친구 같은 관계는 아니다. [p.110]
「사과는 나무에서 먼 곳에 떨어지지 않는다」
“사과는 나무에서 먼 곳에 떨어지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자녀들이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긴 하지만, 그들은 때때로 자신에게서 결코 좋아할 수 없었던 부모의 특징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한 번쯤은 부모의 걱정과 약점을 거울로 삼아 자신이 거절하고 심지어 싸우기까지 했던 부모들의 특징들이 자신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또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꼭 필요하다. [p.112~113]
「새로운 관계의 시작」
진정어린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 자신과 고유하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을 자신의 잠재력과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아마도 여러분은 자신과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들에서 화해를 이루어낸 사람들을 알 것이다. [p.141]
「저자 : 미하엘 보르트-철학자이자 신부이며, 현재 뮌헨 철학대학 교수로 재직」
부모 입장에서, 내 자녀가 나를 실망시키는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또한 자녀 입장에서, 어떻게 부모를 잘 실망시켜 부모와 더욱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하다.
모두 건강한 부모자녀관계가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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