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조하고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 탓에 탈모가 더 심해진다고들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인데요. 탈모는 어느 날 갑자기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서서히 진행되는 것으로 계절적인 요인은 크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두기보다는 하루빨리 탈모를 진단하고 치료해야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와 함께 '탈모'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탈모란 무엇인가요?
탈모증은 빠지는 모발의 수가 조금 전 말씀드린 약 100개 이상의 모발이 빠질 때 탈모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머리를 3~4일 감지 않은 상태에서 엄지 집게 두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가볍게 당겨 보았을 때 4~5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질 때 탈모를 의심해야 합니다.
탈모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게 많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으로는 일반적으로 대머리라고 하는 남성형 탈모증 및 여성형 탈모증, 동전 같은 원형의 탈모반이 발생하는 원형 탈모증도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탈모증입니다.
그 외에 탈모증은 출산 후 탈모증, 특정 약제를 복용한 후에도 탈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체중을 조절하느라 다이어트를 통해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의 체중이 감소하였을 때도 탈모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 탈모증 및 체중 감소에 의한 탈모증은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히 좋아질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약제에 의한 경우도 약제를 중단하면 탈모증이 자연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탈모는 왜 생기는 건가요?
탈모는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환경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당질이나 채소의 섭취는 감소하고,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이 주로 섭취했던 음식 중 콩‧두부‧된장‧칡‧채소 등에는 남성 호르몬의 억제를 돕는 성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 호르몬 억제를 돕는 음식 섭취가 감소하고, 육류 섭취는 증가하면서 남성형 탈모증 증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외에도 탈모증은 출산, 특정 약물 복용, 다이어트, 갑상선 질환, 빈혈 등의 영향을 받아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탈모는 중년 남성에서만 나타나나요?
일반적으로 탈모증이라고 하면 나이가 어느 정도 드신 분들에게만 보이는 현상으로 생각하지만 탈모증은 사춘기 이후부터 발생할 수 있습니다.
탈모 환자가 수가 증가하는 것뿐 아니라 발생 시기가 점점 젊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에게 치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 중의 80-90%가 20대 30대 초반의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탈모증은 여성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버지가 탈모증이 있을 때 아들뿐만 아니라 딸에게도 탈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자도 사춘기 이후에 두정부의 모발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다만 남자와는 달리 앞머리 이마선은 유지되어 남자처럼 이마가 넓어지지 않고 윗부분, 즉 두정부의 모발만 숱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입니다.
탈모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인가요?
흔히 탈모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 중 하나가 바로 탈모입니다.
남성 탈모의 경우 의학적인 치료를 시작해도 최소 3~6개월 정도는 지나야 어느 정도 효과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치료 과정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고 민간요법에 의지하다가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곤 합니다.
탈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약물 복용인데요.
약물치료도 누구에게나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다 없어진 뒤에 복용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경구치료제는 가늘어지고 짧아진 모발을 굵고 길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대부분의 환자는 머리카락 수에만 민감해 초기에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중단하고 상태가 악화돼 후회하며 다시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탈모치료제는 복용약제인 피나스테라이드와 듀타스테라이드, 바르는 약제로 미녹시딜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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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약은 평생 복용해야 되나요?
약물을 치료할 때 약 복용이나 도포를 중단하면 다시 나빠진다는 말을 들으면 평생을 어떻게 약을 사용하여야 하는가 하고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부담감은 있으나 젊은 사람이 나이에 맞지 않게 심하게 탈모가 발생하여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로 탈모가 진행된다면 적절한 시기까지 모발을 잘 유지하여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주는 것이 치료를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에게 일단 지금은 탈모로 인한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되면 치료를 시작하고 수년 후 탈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바뀌거나, 탈모를 인정할 수 있을 때 치료를 중단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탈모는 모습의 변화를 보이는 질환일 뿐만 아니라,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소실하거나, 사람을 기피하는 등의 정신적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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