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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 신발의 이름

category 책 속에서 2020. 12. 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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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 신발의 이름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의 다른 이름은

그리움 1호다.

나의 은밀한 슬픔과 기쁨과 부끄러움을

모두 알아버린 신발을

꿈속에서도 찾아 헤매다 보면

반가운 한숨소리가 들린다.

 

나를 부르는 기침소리가 들린다.

 

신발을 신는 것은

삶을 신는 것이겠지.

 

나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건너간 내 친구는

얼마나 신발이 신고 싶을까.

살아서 다시 신는 나의 신발은

오늘도 희망을 재촉한다.

 

 

<글 모음집/'기쁨이 열리는 창'에서>

 

 

 


[이해인 -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주라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신발을 바꾸어 신어보자’는 말도 종종 기억하면서,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서로 너그럽게 감내하는 덕을 조금씩 쌓으면서 삶의 순례를 계속하는 행복한 사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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