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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 공수표를 던지는 건 / 황형철

category 공감 2021. 1. 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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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은...

 

거짓말은 아니지만

언제 밥 한번 먹자

밥 한번 먹자.

잘 지키지도 않는 공수표를 던지는 건

밥알처럼 찰지게 붙어살고 싶기 때문이지.

단출한 밥상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것만으로

어느 틈에 허기가 사라지는 마법을

무엇이라 설명해야 할까.

제아무리 공복이라도

뜸 들일 줄 알아야 밥맛이 좋듯

세상일은 기다려야 할 때가 있어.

공연히 너를 기다리는 거야말로

너에게 가는 도중이라는 걸 알지.

가지런히 숟가락 놓아주듯

허전한 마음 한구석도

네 옆에 슬쩍 내려두고서는,

그랬구나 괜찮아 괜찮아

위로받고 싶기도 하거니와,

모락모락 갓 지은 밥처럼

뜨거운 사람이고 싶기 때문이지.

<황형철의 ‘사이도 좋게 딱’>

 

 

잘 지키지도 않는 공수표 같은 약속이지만

당신과 밥알처럼 끈끈하게 붙어살고 싶은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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