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들 생일이자 우리 결혼기념일인 10월 26일
결혼한 부부에게 제일 큰 선물은 당연 아이.
그 소중한 선물이 결혼식 딱 1주년 되는 그날 찾아온 것.
'넌 뱃속에서부터 효자구나'
아직도 심심하면 한 번씩 던지는 멘트^^
어떻게 365일 중 10월 26일 같은 날 겹칠 수가 있는지 엄마아빠한텐 제일 큰 선물 아닌가.
그 아들이 평일인 25일 금요일 집에 온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
회사에서 아직 제일 어린 막내니 허락받고 조금 이른 퇴근에 버스 막차를 타고 왔다.
처음엔 기차를 이용했는데 지하철, 기차, 버스.. 몇 번 갈아타는 번거로움 때문에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근데 버스 타는 시간이 너무 길어 지루하고 불편해 언젠간 다시 기차를 이용할 듯싶다.
사실 아들도 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회사선임이 '생일인데 뭐 하니' '그냥 혼자 있어요' '본가에 안 가니'
그래서 한번 그렇게 해볼까 해서 왔다고.
9월 추석에 보고 한 달 만에 또 볼 수 있을 줄이야 앗싸.
우린 생일, 무슨 기념일 이런 걸 굳이 챙기진 않는다.
다들 뭐 그리 기대히지도, 요란 떨지도 않으니 그냥 지나가도 아무도 아무 말이 없을 정도.
그래도 외식은 꼭 하고 케이크는 내키면 사기도 아님 안사기도 하는 뭐 그 정도.
12시 땡하면 내가 애들에게 생일축하메시지는 꼭 보낸다.
조금의 용돈과 함께.
하긴 다 나 때문이겠지.
요리에 영 관심 없는 엄마라 안 챙겨주니.
우리 가족들 미안하이. 이 생각만 하면 내가 참 죽을 죄인이다.
하지만 난 요리하곤 친해지기도 어렵거니와 정말 내겐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근데 외식이 훨씬 더 낫지 않나?
어쨌든 두 가지가 겹친 26일 울 가족은 밖으로 나간다.
여기저기 검색해서 맛있게 외식하고 근처 카페 가서 미니케이크와 함께 마시고 싶은 차와 커피를 마신다.
아직 완전한 단풍은 안 들었지만 나름 울긋불긋한 가을이다
다행히 날씨까지 선선하고 좋아 가족 나들이로는 더할 나위 없다
자꾸 따라다니며 슬쩍슬쩍 알게 모르게 사진을 찍어대고 있으니 '엄마 파파라치야'라고^^
그래 맞아 난 니들의 영원한 파파라치야~
아니다 언젠간 멈춰야겠지만.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당연한 헤어짐이지만 슬프다.
2박 3일이란 시간은 후딱이네.
아들은 25일 밤에 와서 26일 하루 나들이 갔다 오니 27일 저녁엔 가네.
아들은 마음 편히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들는지 모르겠네.
솜씨 좋은 엄마가 맛있는 거 해먹일 수 있다면 얼마나 뿌듯하고 좋을까.
아들과 둘이 있을 때 새벽까지 흑백요리사를 정주행 했는데 내가 말한다.
'니들은 나중에 생각나는 추억의 음식이 없겠네'
아들이 웃는다.
딸도 마찬가지일 테지.
우리 엄마가 해주는 음식은 다들 맛있다 했고 정말 맛있었는데..
난 왜 이 모양인지.
생일 맞은 아들이 걑은 날 결기 맞은 엄마에게 준 선물 '너'
그렇게 2박 3일의 짧은 생일일정을 마치고 아들은 지 집으로 간다.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우리가 아들한테 가도 되지만 쉽진 않네.
아들아 너무 늦지 않게 또 와아.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을게.
사랑해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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