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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category 책 속에서 2020. 7. 15.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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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시집-'기쁨이 열리는 창' 중에서>

 

 

 

하루하루가 하나의 꽃밭이 되게 하려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향기로운 웃음을 꽃피우려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깊은 인내와 강한 의지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살아갈수록 더욱 알게 됩니다.

 

갈수록 더 힘들게 여겨지는 한여름의 폭염을 어찌 견딜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에 나만의 여름나기 수련법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첫째, 실제로 수영은 못 가도 독서의 바다에 깊이 빠지기.

둘째, 덥다는 푸념이 습관적으로 나올 적마다 태양을 예찬하며 옆사람에게 덕담 하나씩 건네기.

셋째, 누가 마음 상하는 말을 하면 너무 더워서 본의 아니게 짜증을 내는 거니 그만의 향기를 찾아내고 기억하며 좋은 마음으로 참아내기 등 구체적인 실습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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