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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자신의 장점 극대화해야

개인이든 조직이든 누구든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점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필자 역시 급한 측면을 바꿔 보려 무던히도 노력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는 노력이 정말 필요할까.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는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르고 있다.

바꿀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바꾸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의미심장한 연구가 최근에 발표됐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의 심리학자 네이선 허드슨 교수의 최근 연구를 잘 되새겨 보면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꽤 실속 있는 실마리가 보인다.

 

허드슨 교수 연구진은 일리노이대와 미시건주립대 학생 377명을 대상으로 5요인(Big-5) 성격검사를 실시했다.

 

이 검사는 행동과 판단 성향을 가장 잘 구분하는 성격 특징을 5개 요인으로 나눠 측정하는 검사로서, 개방성·성실성·외향성·우호성 그리고 신경증적 경향성이 해당된다.

 

그리고 자기가 가장 바꾸고 싶은 측면이 어느 것인지를 물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외향성과 신경증적 경향성을 지목했다.

 

즉 더 적극적이고 대범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 것이다.

 

아마도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연구진은 각 참여자에게 자신이 바꾸고 싶은 측면의 변화를 위한 실천과제를 각 측면당 50개씩 제시하고 이 중 4개를 골라 실천하게 했다.

 

전문가들에 의해 제작된 이 실천과제들은 예를 들어 계산을 하면서 종업원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명랑하게 인사하는 쉬운 것부터, 평소 가깝지 않은 동료나 이웃에게 먼저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안하는 것 등 다소 어려운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난이도로 구성되었다.

 

이렇게 성격을 검사하고 실천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15주 동안 매주 진행됐다.

결과는 어땠을까.

 

먼저 상식적인 결과부터 알아보자.

 

참가자들은 실천과제를 충실히 이행할수록 점점 더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성격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아니 성격 자체가 바뀌었다기보다는 그 성격 측면이 나타내고 있는 행동을 더 수월하게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둘째, 약간 놀라운 결과를 알아보자.

그러한 긍정적 변화는 실천과제의 난이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어려운 과제 하나를 수행한 것보다는 쉬운 과제라도 서너 개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경우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셋째는 상당히 놀라운 결과다.

작은 실천과제라고 하더라도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반대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사실, 사람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상당 부분 타고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성격의 장점을 보여주느냐 단점을 보여주느냐는 어떻게 사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그래서 성격은 변하지 않아도 인품은 변한다는 말을 심리학자들이 하는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은 집중력이 좋지만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색하다.

하지만 긍정적인 행동 전략들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행동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원숙하고 사회성 높은 수많은 사람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작은 변화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오히려 퇴보한다.

실천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기의 타고난 성격의 단점을 증폭시켜 스스로와 타인에게 보이면서 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는 조직도 결코 예외는 아닐 것이다.

 

굳이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렇게 변화를 도모할수록 작고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변화시켜 나가보자는 이른바 작고 다양한 너지(Nudge)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심리학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바로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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