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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로나가 허수아비였으면...

category 공감 2020. 7. 2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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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을 알고 나면 허수아비다」

 

 

 

나는 근심에 대해서 근심하지 않는다.

근심은 알고 나면 허수아비다.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으로 가서 허기를 채우려면

필연적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는 복병들이다.

하지만 어떤 참새라도 그 복병들을 근심할 필요는 없다.

 

허수아비는 무기력의 표본이다.

자기 딴에는 대단히 위협적인 모습으로 눈을 부릅뜬 채

들판을 사수하고 있지만

유사 이래로

허수아비에게 붙잡혀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어버린 참새는 한 마리도 없다.

다만

소심한 참새만이 제풀에 겁을 집어먹고

스스로의 심장을 위축시켜 우환을 초래할 뿐이다.

 

 

나는 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스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서른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마흔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의 근심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지금은 흔적조차도 찾을 길이 없다.

 

근심에 집착할수록 포박은 강력해지고

근심에 무심할수록 포박은 허술해진다.

하지만 어떤 포박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린다.

이 세상 시계들이 모조리 작동을

멈춘다 하더라도 시간은 흐른다.

 

 

지금 아무리 크나큰 근심이 나를 포박하고 있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소멸하고야 만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런데 내가 왜

시간이 흐르면 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리는

무기력의 표본 허수아비에 대해 근심하겠는가!

 

 

<어떤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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