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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부모님 말조심하세요 / 오은영

category 공감 2023. 11. 1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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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따뜻한 한마디가 큰 힘

 

수능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수험생들은 소화불량,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을 겪고 있을 수 있다.

이때 가족이 큰 힘이 돼줘야만 한다.

어려움을 이해해 주면서 애쓰는 모습에 대해 격려해줘야 한다.

물론 칭찬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담 주는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담을 주면 긴장할 것이고 긴장은 뇌기능을 떨어뜨리게 되니까.

가족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런 좋은 시간에 잔소리를 하거나 요구사항을 늘어놓는 것은 곤란하니 말조심하고.

 

'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자.

'최선을 다했다면 괜찮다'는 안정감을 북돋아 주자.

부모만은 자신을 믿고 응원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수험생 자녀가 느끼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말은 이게 아닐까?

'지금처럼 노력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주변 친지나 아는 사람들도 직접 수험생에게 전화해서 격려를 하는 건 피해야 할 행동이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전화해서 무슨 말을 할지..

물론 개념 있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격려의 말을 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수험생에겐 부담일 것이다.

정 하고 싶으면 부모님을 통해서 격려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부모님도 많은 말보다는 어깨를 한 번 툭 쳐준다거나 손을 잡아준다거나 눈짓이나 표정 이런 식의 격려가 좋다.

 

 

마음 편안하게 해주는 격려 

 

공부를 열심히 하든 안 하든 지금 수험생들은 모두 불안하다.

이런 아이들을 계속 압박하면 더 초조하고 불안해져 자기 능력을 더 발휘하지 못한다.

고3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채찍질이 아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 지켜야 할 원칙은 '마음 편안하게 해주는 격려'다.

"남은 시간이 짧다고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하지만 너무 초조해하면 오히려 공부가 잘 안 되니까 마음은 편안하게 먹어." 이렇게 말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이번에 못 가면 어쩌죠?" 하면 "그건 그때 가서 얘기하자. 지금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열심히 하고, 그때 가서 결과를 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너한테 제일 도움이 될지 의논해 보자"라고 말해 주자.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그만큼 안 나와 초조해하면 "공부는 실력을 갖추는 거야. 열심히 한다는 전제하에서는 한 해가 더 필요하면 한 해를 더 할 수도 있고, 두 해가 더 필요하면 두 해를 더 할 수도 있어. 대학에 가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렴"이라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금 아이는 성인의 문턱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어떻게 보면 대학 진학은, 부모가 아이에게 조언할 수 있고, 개입할 수 있고, 결과를 가지고 의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성인이 된 다음부터는 섣불리 개입을 못 한다.

이 시기를 잘 보내면, 아이는 부모로부터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또한 자신이 성인이 되었을 때 부모를 어떻게 대할지를 알게 된다.

 

부모를 의논할 대상으로 삼을지, 되도록 대화를 피해야 할 대상인지를 결정한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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